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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성 기남마을

역사와 문화자원이 넘치는 힐링의 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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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민들이 직접 쌓아올린 돌탑, 유채꽃밭 장관 이뤄
  • 칼바위·용추폭포 등 자연 관광 자원 풍부

노란 유채꽃과 돌탑이 대표자원인 보성군 기남마을은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와 희로애락이 섞인 정겨운 시골 동네다. 기남마을은 지난 2019년 보성군이 ‘꿈과 행복이 넘치는 희망찬 우리마을’이라는 슬로건으로 개최한 우리마을 가꾸기 발표회에서 1위의 영예를 안아 마을 대표자원을 잘 살리는 고장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마을 이름의 유래는 정확하게 언제부터인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옛날부터 ‘기남사(起南寺)’라는 절이 마을 입구에 생겨 ‘기남’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고 전해진다. 칡덩굴이 무성해 ‘칡갈(葛)’를 써서 ‘갈고지’라고도 부르기도 한다. 마을입구에는 마을의 자랑거리 중에 하나인 주민들이 직접 쌓아 올린 웅장한 돌탑이 세워져 있어 어떤 마을일지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마을 불교문화 고문헌에 기록

기남마을은 보성군 해평리에 위치해 있으며, 해평리는 본래 도촌면의 일부였다. 이후 1914년 이뤄진 행정구역 개편 과정에서 해창리, 노개리, 기남리를 병합하면서 해창과 넓은 들이 있어서 해평리로 명명해 득량면에 편입됐다. 기남마을은 득량면 소재지로부터 동남쪽으로 약 1km, 국도로부터 약 2km, 철도에서 1km 떨어진 용추계곡 입구에 위치해있다. 동쪽으로는 조새등이 우뚝 솟아 있고, 남쪽으로는 검암산(칼바위산), 서쪽으로는 오봉산이 자리잡고 있다. 특히 외지에서 득량은 사찰이 없는 고장으로 생각하고 있으나 고문헌과 고지도를 보면 용추계곡 부근에 개흥사가 있다고 표기돼 있다. 이곳에서 광해군과 인조 때 목판본을 대규모로 간행했으며, 종류만 해도 10여종이 넘고 권수로는 100권을 상회했다고 알려졌다. 특히 개흥사 주변에는 수많은 암자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돼 ‘절골마을’이라고 부를 정도였으며, 불교문화가 꽃피우기도 했다. 연대 미상의 마애불이 현존해 있기도 하다.

구들장 채취…온돌문화 남아

보성 오봉산 칼바위 인근은 마치 시루떡처럼 납작한 바위가 산재해 있어 60-70년대까지 이곳에서 구들장을 채취하기도 했다. 명성이 자자한 이곳 마을의 구들장은 화물열차와 덤프트럭으로 운송돼 전국 구들장의 70%를 차지할 정도로 호황을 맞아 온돌문화의 중심이 역할을 했다. 가난한 시절에는 이 돌들을 팔아 생계를 유지하기도 했다고 알려졌다. 기남마을에서 태어나 80여년이 넘게 거주하고 있는 이춘선씨는 “옛날 보릿고개 시설 마을이 전부 시골마을이었는데 우리마을에서는 구들장이 유명해서 많은 사람들이 채취했었다”며 “지금은 예전에 구들장을 채취하던 분들이 고인이 되고 그 문화를 이어가려고 하고 있지만 너무 많이 구들장을 채취해 산이 민둥산이 되면서 자연보호를 위해 통제됐다”고 설명한다. 기남마을은 약 3만평 면적의 노란 유채꽃 밭이 절경이다. 기남마을의 유채꽃 밭이 입소문나면서 보성을 찾은 관광객이 들리는 명소중의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오봉산과 칼바위 어우러진 절경

기남마을의 대표적 자랑거리는 오봉산, 검암(칼바위), 용추폭포, 개흥사지 등 4곳을 손꼽고 있다. 마을 서쪽에 자리한 오봉산은 득량의 진산으로 다섯 개의 봉우리가 솟아 있어 ‘오봉산’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해발 302m정도 되는 그리 높지 않은 산이지만 수많은 전설과 유․무형의 문화재급 가치가 숨어 있다. 1천여 년의 숨결을 안고 있는 칼바위의 마애불은 지금도 찾는 이들에게 평온함을 안겨주고 있다. 왜구의 침략을 막기 위한 오봉산성과 여순사건의 마지막 토벌작전을 대대적으로 수행한 장소로 마을의 희로애락이 깃들여있는 산이다. 검안 이른바 ‘칼바위’는 득량역에서 약 4km떨어진 용추골에서 동쪽을 바라보면 높은 산봉에 기암들이 무리지어 펼쳐져 있다. 날카로운 칼날처럼 웅장하게 서있는 기암들은 칼을 세워놓은 것처럼 보여 ‘칼바위’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칼바위의 높이는 구부러진 곳까지 100척이 넘고 칼등처럼 굽어있는 뒷등을 타고 꼭대기에 오르면 10여명이 앉아 쉴 수 있을 만큼 펑퍼짐한 모양이다. 또한 이곳에는 오른편 동굴 속에 5-6명을 수용할 만한 굴방이 있는데 이곳을 도량으로 삼아 옛날 원효대사가 수련했다는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

음풍농월 유림의 안식처로 애용

칼바위 서쪽 깊은 골짜기 자리한 ‘용추폭포’는 층암절벽에서 떨어지는 폭포로 8km쯤 되는 반석이 깔려 있어 신비로움을 더해 시원함을 안겨준다. 용추폭포에서는 조선시대 선조 때의 문인인 오봉 정사제가 틈틈이 이곳을 찾아 마음을 수양하면서 ‘용추석벽’ 등 많은 시를 남겼고, 광해군 때 우산 안방준 선생은 보성에서 후학을 양성하면서 가끔 이곳에 들러 세상을 잊고 음풍농월하는 등 유림들이 세상을 논하는 장소로 애용됐다. 옛날 가뭄이 계속되는 해에 기우제를 지냈는데 120여 년 전 당시 유원규 보성군수가 기우제를 지내기 위해 용추폭포를 찾았다. 그러한 도중 큰 뱀이 길을 막아 방해했는데 산 아래로 내려와 목욕을 재계한 뒤 다시 산에 올라 기우제를 거행해 큰 비를 맞이하게 됐다는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 이춘선 씨는 “옛날 어르신들이 지내온 유례로 용추 폭포가 깊다고 유명했고, 칼바위에 있는 굴에도 끝이 없다고 할 정도였다”며 “용추폭포에서는 기우제를 모시고 그랬다. 목욕하고 음식장만하고 어른들이 기우제를 모시고 했던 곳이다”고 설명했다.

천혜의 장소에 휴양파크 운영

보성군 득량면 해평리 산84번지 일대인 개흥사지는 오대산 북쪽에 위치한 사찰 터다. 개흥사지 터는 마치 두부를 잘라놓은 것처럼 반듯하게 흔적이 남아있다. 개흥사에 대한 기록은 각종 지리지류와 고지도, 개인문집과 비문, 책의 간지, 복장발원문 등에서 확인되는데 이 중 ‘신증동국여지승람’과 ‘동국여지지’ 등에는 ‘개흥사’라는 사찰명과 오봉산에 위치한다는 기록을 찾을 수 있다. 최근 기남마을에는 국내 최초로 천연발효 흑초를 테마로 하는 관광 휴양파크(비거니파크)가 운영 중이다. 해평 저수지와 득량만 바다와 접해있고, 오봉산이 둘러싸인 천혜의 장소에서 천연발효 흑초 단지 및 힐링 마을로 사랑받고 있다. 이곳에는 흑초 연구소와 흑초 박물관 등 생산․제조․가공․유통․체험․관광․문화를 통한 융복합 6차산업 구축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남편을 만나 기남마을에 20여년 넘게 거주하고 있는 지정란씨는 “기남마을은 자연경관과 공기가 정말 좋고, 마을 분들의 인심이 좋아 다투는 일이 없다”며 “농가수도 아주 적은 소규모 마을이지만 마을을 위해 어떤 일을 해보자 의견을 내면 가족 같은 분위기로 한 마음, 한 뜻의 지지와 성원으로 힘을 보태주고 있다”고 말했다. 불교문화, 온돌문화, 관광자원 등 잠재적인 관광 콘테츠가 풍부한 기남마을이 역사·문화관광지로 발전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