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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 병풍마을

31.3㎢ 광활한 갯벌…유네스코 생물권 보존지역 등 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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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개 섬으로 연결된 노둣길․12사도 조형물 여행코스 ‘각광’
  • 형형색색 물든 맨드라미 꽃동산, 지역 대표축제 자리매김

유네스코 생물권보존지역이면서 람사르 습지로 지정된 ‘순수한 섬’ 신안 병풍도는 이국적이면서 자연의 신비함이 숨겨져 있고, 청정한 푸른 바다와 갯벌이 펼쳐진 아름다운 섬이다. 해안선 절벽이 병풍과 유사한 ‘병풍바위’로 널리 알려진 섬으로, 병풍바위가 어찌나 아름다웠는지 신선이 이곳에 내려와 살게 됐으며, 그 신선이 병풍도라는 이름을 하사했다고 전해진다. 특히 5개의 ‘노두’로 6개의 섬을 잇고 있는 어미 섬 병풍도는 ‘바다 위 꽃 정원’이라고 불러질 정도로 섬 곳곳에 형형색색 물든 ‘맨드라미’ 꽃은 여행객의 눈길을 사로잡기 충분하며, 최근 설치된 12사도 천사조각상은 이색적인 관광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병풍을 세워놓은 것처럼 늘어선 섬

병풍도는 신안군 증도면에서 속하는 섬으로, 증도면 소재지에서 동남쪽에 위치하고 있다. 목포에서 북서쪽 약 26㎞ 지점에 있으며, 지도읍에서 남쪽으로 약 10㎞ 떨어져 있다. 면적 2.5㎢, 해안선길이 10.72㎞, 인구 300여명이다. 병풍도에 대한 지명 유래는 병풍도에 속해 있는 섬들이 병풍을 세워놓은 것처럼 늘어서 있다고 해 ‘병풍도’라고 불리게 됐다는 이야기와 서북쪽 해안에 절벽(병풍바위)이 있는데 그 형상이 병풍을 세워 놓은 것처럼 보여 붙여졌다는 설이 전해지고 있다. 구전에 의하면 병풍도 앞 풀무섬(불무섬)이 임진왜란 당시 무기제작 창고가 있어서 창과 칼을 만들었다고 하는데, 현재는 흔적이 모두 사라지고 없다. 또한 병풍바위가 방파제 역할을 해 배의 피난처로도 적합해 한때 이곳에 배를 정박하기도 했다. 그리고 예전에는 병풍도 주변에서 부세 우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고기가 많았으며, 병풍바위 앞에 파시가 형성되기도 했다. 병풍도는 1688년(숙종 14년) 해주오씨 오관원이 영광에서 이주해 마을을 형성, 이후 장수황씨와 한양조씨, 밀양박씨 등이 정착해 모여 산 것으로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노두와 갯벌로 연결된 ‘생활문화’

병풍도는 6개(신추도-병풍도-대기점도-소기점도-소악도-진섬)의 섬이 다섯 개의 노두로 연결된 것이 특징이다. 섬과 섬 사이를 연결하는 노두가 18㎞에 달해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노두로 유명하며, 예로부터 남북으로 길게 늘어져 있는 노두를 통해 6개의 섬이 사회․경제적으로 밀접한 생활권을 이루고 있다. 노두란 가까운 섬과 섬 사이 사람들이 오고가기 위해 썰물 때 드러난 갯벌 위에 놓은 징검다리를 의미하는 전라도 방언이며, 갯벌 생태계에 인간이 만들어 낸 문화적 장치이기도 하다. 처음에는 징검다리였다가 콘크리트 포장길로 다시 태어난 노두는 밀물 때를 제외하고는 자동차로 왕래가 가능하지만, 1990년대 후반 현재의 노두가 완성되기 이전에는 이동에 어려움이 있었다. 그만큼 과거엔 노두가 교통의 가장 중요한 기능을 담당했으며, 인간의 모든 행위를 포괄하는 인연의 동아줄이었다. 육지 나들이를 위해서는 노두를 이용해 배를 타는 선착장으로 와야 했으며, 병풍군도에 속한 작은 섬 주민들이 병풍도에 있는 행정관서인 병풍출장소를 다니기 위해 이용했다. 임야가 상대적으로 적은 병풍도의 경우 주민들이 노두를 건너다니며, 대기점도나 소기점도로 땔감을 하러 다녔다. 특히 노두 옆으로 섬 전체를 둘러싸고 있는 청정 갯벌은 병풍도의 최대 자산으로 병풍도를 비롯한 기점도․소악도 주민들의 생업터전이기도 하다. 증도와 함께 펼쳐진 갯벌 면적만 31.3㎢ 달해 유네스코 생물권 보존지역이자 람사르 습지 등으로 지정되는 등 그 가치가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갯벌에는 낙지, 게, 고동 등 다양한 생물체들이 살고 있어 주민들의 생업환경과 생활문화의 다양함을 뒷받침해 주고 있다. 질 좋은 갯벌이 발달돼 있는 만큼 병풍도는 선박을 이용한 어업보다는 예로부터 농업과 염전이 주를 이뤘고, 최근에는 천일염이 활성화되면서 10여 가구가 천일염 작목반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해안에서는 김 양식, 낙지잡이 등 어업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섬 전체가 ‘지붕 없는 미술관’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춘 병풍도에도 가장 큰 난제가 있었다. ‘가고 싶은 섬’으로 지정된 ‘기점·소악도’와 달리 관광자원이 미약한데다, 산업화로 인해 주민들이 하나, 둘 도시로 떠나는 등 서남해안 도서지역의 특징처럼 마을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쇠퇴의 길에 접어들었다. 게다가 병풍도 앞동산은 황무지로 버려진 야산이었고 마을 사람들조차도 발길을 들여놓지 않는 버려진 땅이었다. 하지만 현재 1천4개 섬으로 구성된 신안의 작은 섬 병풍도가 기적이 일어날 정도로 변해 버렸다. 폐허로 변하던 병풍도를 아름다운 섬으로 만들자는 신안군의 제안에 주민들이 너나 할 것 없이 팔을 걷어붙인 것이다. 황무지 2만여㎡를 가꿔 전국에서 가장 넓은 맨드라미 섬으로 탈바꿈시켰고, 마을 첫 관문인 보기선착장에서 맨드라미 꽃동산까지 4㎞ 구간에는 맨드라미 꽃 정원이 조성됐다. 병풍도를 포함한 기점-소악도까지 총 12만ha에 46품종 200만 본의 맨드라미가 화려하게 피어 있으며, 맨드라미 거리도 총 10㎞에 달한다. 맨드라미 꽃동산에는 어릴 적 동네 길가 담장 밑에 흔히 봐왔던 닭 벼슬 모양부터 촛불 모양, 여우꼬리 모양 같은 다양한 형태와 여러 가지 색깔의 맨드라미를 접할 수 있다. 특히 바닥이 암반층인 야산에는 잡초 외 다른 식물이 자랄 수 없는 곳을 흙 수천t이 맨드라미 꽃동산으로 옮겨와 성토돼 맨드라미는 물론 모든 작물이 잘 자랄 수 있는 옥토로 바꿔놓은 기적을 이뤘다. 맨드라미 꽃구경은 물론 추억의 봉숭아 손톱물들이기, 고구마 수확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과 마을 부녀회원들이 만든 맨드라미 차와 맨드라미 소금도 접할 수 있다. 최근에는 세계적인 성상(聖像) 조각가인 최바오로 작가가 조각한 ‘예수의 12제자 천사조각상’이 설치돼 눈길을 끌고 있으며, 증도면 옛 병풍분교장을 축제장 미술관 게스트하우스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병풍도 전역에 형형색색 펼쳐진 맨드라미 꽃동산과 12사도 천사조각상 등은 병풍도를 ‘지붕 없는 미술관’으로 새롭게 만들어냈고, 병풍도만의 특색을 살린 관광자원을 만들어보겠다는 주민들의 의지 또한 결실을 맺게 된 원동력이 됐다. 이젠 ‘떠나는 섬’이 아닌 ‘돌아오는 섬’이자 쉼터와 치유의 공간으로 사랑받고 있는 병풍도는 마을 주민들의 노력에 힘입어 천혜의 자연경관을 비롯한 문화와 역사, 예술이 살아 숨 쉬는 관광명소로 거듭나고 있다.